노나메 님,
얼마 전에, 조금씩 쓰고 있던 편지를 한 번 날려버렸어요. (이렇게 말하는 것은 변명이 될 것 같지만, 절대로 사실입니다!) 거기다 바쁜 나날들이 겹쳐져서, 소식을 전하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네요. 하지만 설령 무슨 일이 있더라도, 블로그나 다른 여러가지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편지는 계속해서 지속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저에게 정말 소중한 것들 중 하나이니까요.
오늘은 오랜만에 맞는 휴일입니다.
날씨는 기분 좋은 맑음. 시원한 바람. 햇살은 구름에 가려 살짝 옅어져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한데 맞물려 기분 좋은 오후의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네요.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왔었습니다. 최근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었네요. 전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만,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는 이만한 영화도 없을 것 같네요. 정우성이 줄을 타며 샷건으로 적들을 하나씩 저격(!)하는 장면이나, 말을 타고 가며 샷건을 한바퀴 돌려 장전하며 쏘는 모습 등은 눈을 즐겁게 해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병헌의 '비뚤어진'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다고 생각해요. <달콤한 인생>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연기했었습니다만, 이병헌은 이런 역이 잘 어울리지 않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송강호는... 워낙 베테랑이기 때문에 따로 할 말은 없습니다만.
아는 분에게 이 영화 이야기를 했더니 '스토리가 워낙 빈약해서 아쉽다' 라는 말씀이 돌아왔었습니다. 뭐 그건 사실이에요. 시놉시스는 매우 심플하고, 이야기의 전개도 상당히 급속하게 이루어진 경향이 강하며, 도중에 재미를 느낄 만한 잔가지가 너무 없었다는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뭐, 그래도 어차피 제목부터가 캐릭터 중심의 영화라는 것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기도 했고-달리 말하자면 캐릭터 외에는 볼 게 없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캐릭터간의 개성이나 움직임을 보고 있는 것 자체로도 즐거웠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럽게 보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혹시 아직 보시지 않았다면 추천하고 싶네요.
최근 칵테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가 말했던가요?
달콤하고, 새콤하고, 다양한 색깔과 향기를 가지고 있는 칵테일에, 최근 푹 빠져 버렸답니다.
아라키 조 원작의 <바텐더>라는 만화를 읽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서, 찾아보는 사이에 흥미가 동해서 지금은 간단한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 마시거나 합니다. 물론 몇 개 안 되긴 하지만요.
만들어 본 것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칵테일은 '진 토닉'입니다! 상큼하고, 시원하고, 천천히 마시기가 좋아요. 기분 좋은 청량감과 깔끔한 뒷맛 덕분에 음료 마시듯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 혹시 칵테일을 마셔보신 적이 없다면 추천하고 싶은 칵테일 중 하나입니다. 그 외에 만드는 거라면 '김렛'이나 '진 피즈' 정도군요. 전부 진(Gin)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지요. 주머니가 가볍기 때문에 다른 술들은 아직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드라이 베르뭇 정도는 사서 '마티니' 정도는 만들어 마셔보고 싶지만요.
그러고 보면 요즘은 가급적 여러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을 시작하면서 제가 얼마나 외로워하고 있는지 조금 자각했거든요.
그 전까지는 집 안에서 하루 종일 혼자서 이런저런 것들을 하는 것에 익숙했지만, '사회'라는 곳에 나서자 사람의 온기가, 목소리가,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그리운지 모르겠어요.
며칠 전 비가 내릴 때, 전 그때 청주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잠실 쪽으로 일하러 가느라 시간을 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급적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그래서 좀 억지로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뭐 그랬어요. (그 분들께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늘만 해도 제가 멋대로 친구(라고 해도 제가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를 끌고 나가서 영화를 보러 간 거고요. 5시부터 아르바이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저와 함께 다녀준 것에 정말 고맙고, 그리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후 6시에 일이 끝나더라도, 가볍게 잠깐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왠지 모르게 푸념하는 편지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저, 언제나 열심히 힘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어요.
조만간 또 편지하겠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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